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재능이 있습니다. 그 재능대로 잘 활용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일할 때 그 삶은 복되고 의로운 것입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달란트의 비유」입니다. 이 비유에는 주인이 먼 타국에 출타한 기간동안 주인으로부터 어떤 삶의 과제를 위임받은 종들의 삶의 유형이 그려져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주인이 돌아오는 그 시간동안 종들에게 책임이 부여되고 주인이 돌아와서 그 책임을 묻는 비유입니다. 이 비유에는 기다림의 삶의 유형으로 두 가지 형태가 나타나 있습니다.
먼저는 다섯 달란트 받은 사람, 그 다음은 두 달란트 받은 사람 다른 하나는 한 달란트 받은 사람입니다. 여기서 다섯 달란트 받은 사람과 두 달란트 받은 사람은 자신의 책임에 신실한 긍정적인 유형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한 달란트 받은 사람은 신실하지 못한 부정적인 유형입니다.
이 비유에서 주인이 타국으로 떠날 때 종들에게 맡기고 떠난 달란트는 그 시대에 통용되고 있던 화폐단위의 일종인데 본문의 비유에서 달란트는 화폐를 의미하기 보다 종들에게 그들의 능력에 따라 맡긴 하나님의 선물을 뜻합니다. 그 선물이 재능일 수도 있고, 구원일 수도 있고, 복음 또는 재화일 수도 있습니다.
니버(R.H. Niebuhr)는 "책임적인 자아"(The Responsible self)란 책에서 인간은 하나님, 이웃, 자기 자신에 대해 책임을 갖고 있는 존재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책임이라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에 응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스스로 먼저 어떤 일을 한다기 보다는 이미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일어난 하나님의 구원사건과 이 세상과 내 속에서 일어나는 성령의 역사에 대해서 내가 응답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이 응답은 내 삶의 방향을 돌이켜서 하나님을 향해 마주서게 될 때 일어나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의 책임에 앞선 하나님의 사랑이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먼저 사랑 받을 수 없는 우리를 사랑하셨는데 우리는 여기에 응답해야 되는 존재들인 것입니다. 이 사랑에 우리는 적어도 하나님, 이웃, 나 자신이라는 삼중적 관계에서 응답해야 되는 것입니다. 이때 우리는 대개 하나님께 대하여는 믿음으로, 이웃에 대하여는 사랑으로, 나 자신에 대하여는 희망으로 응답하게 됩니다. 우리의 믿음, 희망, 사랑은 다만 하나님의 사랑에 응답해서 나타나는 제각기 다른 빛깔인 것입니다.
본문에는 착하고 충성된 종과 약하고 게으른 종, 두 종류의 종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종이라고 할 때 그것은 바로 우리는 [책임적 존재]라는 뜻입니다. 종에는 형벌이 두려워 마지못해 주인의 명령을 지키는 종도 있고, 아무 자유의지도 없이 할 수 없어서 로버트나 기계처럼 주인에게 봉사하는 종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종이라고 할 때는 그런 자유의지가 없고 형벌이 두려워 하나님을 섬기는 의미에서의 종은 아닙니다. 우리들은 노예가 아닌 하나님의 자녀들이며 자유인인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를 통해서 얻은 자유는 사랑을 위한, 삶의 광장에서 능동적인 참여자가 되기 위한, 그리고 악과 투쟁하기 위한 자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우리가 종이라고 할 때 우리는 자발적으로 종의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때 우리는 내 자유를 스스로 남을 봉사하고 섬기기 위해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 때 우리가 힘이 있으면 오히려 힘없는 자를 위해 사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는 돈없는 자가 돈 있는 자를 섬기고, 권력이 없는 자가 권력 있는 자를 섬기고, 적게 가진 자가 많이 가진 자를 섬겨야 되지만 교회는 그 반대입니다. 힘있는 자가 힘 없는 자를 섬기는 것입니다. 사랑 안에서 종이 된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바른 자세를 갖고 응답할 때 이 믿음은 자연히 내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신앙인의 자세는 먼저 그리스도를 향하고 거기에서 다시 이웃을 바라보는 자세인 것입니다.
여기 반해서 비 신앙인은 항상 자신의 입장에서만 바라보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본 회의(D. Bonhoffer)목사는 크리스챤을 [타자를 위한 존재]라고 까지 말했던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감격해서 일할 때 우리는 충성스런 종이 될 수 있습니다.
칭찬 받은 종
다서 달란트 받은 종과 두 달란트 받은 종은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왜 내게 이와 같이 일을 많이 맡기십니까?" "왜 내게는 이것 밖에 맡기지 아니하십니까?" 이런 불평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무소리 하지 아니하고 주인을 신뢰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주시는 대로 받았습니다. 그러니 그 마음씨가 얼마나 순수하고 착합니까?
어떤 교회에 권사님이 한 분 계셨는데 20세에 혼자 되셨습니다. 그렇지만 혼자 사시면서도 신앙생활을 잘하셨는데 그 교회에 혼자 되는 사람이 생기기만 하면 이 권사님이 제일 먼저 찾아가서 "혼자 됐다고 서러워하지 마라. 나를 봐 나는 혼자 된지 40년이 됐어. 그러나 이와 같이 주님 의지하고 잘 살고 있잖아? 아무 걱정하지 말고 예수님만 잘 믿으면 되는 거야" 효과 100%입니다.
또 혼자 된 사람 가운데 서러워하는 사람이 있으면 곧 찾아갑니다. "당신 과부된 지 얼마나 됐어? 나는 40년이야. 쓸데없는 소리말고 예수만 잘 믿어" 그러면 아무 소리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 권사님께서 늘 하시는 말, "아마도 하나님께서 혼자된 사람을 전도하고 위로하라고 나를 혼자 되게 만드신 모양이야"
맡길 만 하니까 주인이 맡기는 것입니다. 주님이 나에게 무엇을 맡기시든지 간에 다 나름대로 목적이 있고 선하신 뜻이 있습니다. 그 사실을 생각하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달란트를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달란트를 묻어 두지 않고 사용하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아무리 무겁게 여겨지는 달란트라 할지라도 묻어두지 아니하고 사용하면 오히려 그것을 통해서 하나님께 놀라운 영광을 돌릴 수가 있습니다.
간혹 이런 분이 계십니다. "집사 직분 맡으세요." "교회 봉사 하셔야지요" 하면 "아직 준비가 안되서 못하겠습니다. 다음에 하겠습니다." "십일조를 내년에는 하겠습니다." "내년부터 전도를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달란트를 맡기실 때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받고 즉시 나아가서 순종하는 것이 착하고 충성된 모습입니다.
항존직 피택자들 중 영성훈련 참가를 마지못해 하게 되었지만 많은 은혜 받고 오셨습니다. 이왕이면 순종하는 마음으로 참가한다면 하나님께서 얼마나 귀하게 보시겠습니까?
악하고 게으른 종
이 세상에서 돈을 땅에 묻어 두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아무리 악하고 게으른 인간도 다 이익을 남기려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본문의 악하고 게으른 종은 받은 달란트를 땅에 묻어둔 사람이었습니다.
착하고 충성된 종
착하고 충성된 종은 억지로 마지못해 일하는 사람이 아니고 자발적으로 능동적으로 기쁜 마음으로 일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자발적인 마음은 율법으로는 불가능하고 오직 존재가 새로워져야만 가능한 것입니다. 착하고 충성된 종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존재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워져야 가능한 것입니다. 그 가슴속에서 하나님께 대한 뜨거운 사랑과 감사가 나올 때 그는 비로소 착하고 충성된 종이 되는 것입니다.
본문에 보면 착하고 충성된 종은 작은 일에 충성하였다는 칭찬을 들었는데 작은 일에 충성하였다는 것은 그의 근본적인 마음과 태도가 성실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기가 갖고 있는 재능, 직분, 물질, 시간, 생명 모든 것을 다 하나님께로부터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자기 것 처럼 땅에 묻어둔 사람이었습니다.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면서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과 이웃에 철저하게 무관심하며 사는 사람이 악하고 게으른 종입니다. 이기심, 무관심, 무책임성은 심판 받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또 이 종은 아무 발전이나 변화를 원치 않고 오직 현상유지만을 원했습니다. 현상유지만 하는 것도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결국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존재들입니다. 착하고 충성된 종은 주안에 대한 사랑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이상(Viosion)을 갖고 준비를 할 수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주인이 떠난 후에 주인이 맡겨 놓은 달란트를 놓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주인을 기쁘게 할 수 있을까? 주인은 왜 나에게 돈을 맡겨 주셨는가? 주인은 무엇을 원하고 계신가? 그는 자신을 주인과의 관계 속에서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는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했을 것이고, 그리고 그것이 주인의 뜻에 맞는 일인가를 생각했을 것이고, 많은 사람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가 하는 문제도 생각했을 것이고 실패해도 그는 주인에게 책임을 질 것을 각오했을 것입니다. 땅에 달란트를 묻어 두고 현상유지만 해서 아무 책임도지지 않으려는 게으른 종과는 대조적이었습니다.
적극성과 소극성
예수님께서 오늘 비유의 말씀을 하시게 된 동기는 예수님 자신이 이 세상을 떠날 시간을 얼마 앞두고 제자들에게 이 세상에서 하나님 나라를 기다리는 삶으로, 그들의 책임과 창조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우기 위함이었습니다. 신앙생활을 잘못하면 지나치게 자기 의와 자신의 안전에만 몰두하는 소극적인 생활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될 때 그는 하나님 나라와는 멀리 있게 되고, 이미 받은 선물까지도 잃어버릴 위험이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위기는 소극성에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에서는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것을 가지고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삶이 요청됩니다. 그러한 삶의 태도에서 받은 것을 잃어버리지 않게 되고 더욱 충만한 하나님 나라의 기쁨을 경험하게 됩니다. 신앙생활에서 적극적이고 창조적으로 삶의 현장에서 들은 바를 실천하고 사랑을 베풀며 살아갈 때, 하나님에 대한 확신이 더 생기고 믿음에 더 부요함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렇지 않고 들은 진리의 말씀을 들은 것으로 끝내고 오직 자기만을 위해 살아갈 때에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확신이 약화되고 신앙이 침체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하나님은 창조주이시기 때문에 우리는 그분의 창조적 행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가운데서 그 분을 만나게 되고 이미 듣고 배운 바가 확실하게 됩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나를 믿어주신다는 고마운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아버지가 자녀를 믿듯이 나를 신뢰하신다는 것이 성경이 증언하는 하나님이십니다.
"나의 부모는 나를 버릴지라도 주님은 나를 돌보아 주신다"(시27:10)라는 다윗의 고백처럼 내가 달아난다고 할지라도 기어이 따라와 나를 품어 주시려는 하나님의 믿음이 곧 하나님의 사랑이요, 구원의 의지로 나타납니다.
성공은 오리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겉에서 보면 무리 없이 유유히 물위를 떠갑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물 속에서는 부지런히 다리를 젖고 있습니다. 그리고 눈은 쉴 새 없이 물 속의 먹이를 탐색하고 있습니다. 겉은 평범하고 힘은 속에 지나는 것이 성실한 사람의 특징입니다. 얼굴에는 조용한 미소를 담고 피눈물은 속으로 흘리는 사람이 성실한 인간의 특징입니다. 죽는소리 하는 시간에, 떠벌려 자랑하는 시간에 한 뼘 더 올라가고 한 치라도 더 전진할 일입니다.
하나님은 나를 믿고 투자하셨습니다.
나의 재능, 나의 재산, 나의 건강, 나의 시간, 나의 일, 나의 머리는 모두 나를 위한 하나님의 투자입니다. 하나님은 독생자 그리스도까지 나를 위해 투자하셨습니다. 하나님이 나에게 투자하신 것을 열심히 발전시켜 하나님께 배로 돌려드리는 것이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라고 하는 하나님의 만족, 그것이 곧 인간의 성공인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믿고 투자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믿고 부탁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믿고 초청하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