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은 그의 인생의 황혼에 이런 고백을 합니다.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니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니라"(딤후4:7-8)
바울은 유대교 바리새파 사람으로 기독교를 핍박하는데 선봉자였으나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復活)하신 예수님을 만나 중생의 체험을 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어 로마까지 구원의 복음을 전하는 대사도로서의 사명(使命)을 감당했습니다. 바울의 간증은 한도 끝도 없지만 오늘 말씀을 통하여 다시 은혜를 받고자 합니다.
바울은 선(善)한 싸움을 싸웠다고 간증합니다
7절 -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사도 바울은 그의 생애(生涯)를 선한 싸움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로마시대의 대표적인 풍물로 꼽힐 수 있는 운동경기를 연상시킵니다. 고전 9:24~25 - '운동장에서 달음질하는 자들이 다 달아날지라도 오직 상 얻는 자는 하나인 줄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 너희도 얻도록 이와 같이 달음질하라 / 이기기를 다투는 자마다 모든 일에 절제하나니 저희는 썩을 면류관을 얻고자 하되 우리는 썩지 아니할 것을 얻고자 하노라' 바울은 그의 신앙생활을 뒤돌아보면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온 것에 대해 승리감과 만족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나의 달려갈 길을 마쳤다고 간증합니다.
7절 -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여기서 달려갈 길은 하나님께서 바울에게 맡기신 사명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사명을 끝까지 잘 수행했다는 뜻입니다. 결국 예루살렘에 올라간 바울이 체포되어 죄인의 몸으로 로마에 가서 가이사 앞에 서게 되는데 사도행전은 바울이 63년 경 로마감옥에 있는 것으로 끝이납니다. 그 후 바울은 무죄 석방되어 헬라와 소아시아에서 전도하다가 다시 체포되어 로마로 끌려가 67년 경에 순교를 하게 됩니다. 이 간증은 그가 순교를 기다리고 있을 때인 66년 경에 한 것입니다. (6절 - '나의 떠날 기약이 가까왔도다') 그러므로 바울이 나의 달려갈 길을 마쳤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운동장에서 달음질하는 선수가 정해진 코스를 주파하고 나서 상급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성도들도 하나님이 정해 주신 인생을 유감 없이 마치고 맡겨주신 사명을 남김없이 수행했을 때 시상대 앞에 서게 되는 것입니다.
모든 일에 시작은 쉬워도 그 일을 끝까지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중도에 포기하고 중단하는 경우가 흔하게 됩니다. 좋은 출발을 하기는 쉬워도 좋은 끝을 맺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떠한 저명한 의사가 그의 자서전을 써 보도록 권고 받았을 때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 나는 많은 사람들이 그 마지막 한 바퀴에서 낙오하는 것을 보아 왔다 " 고 그 이유를 말했습니다. 훌륭한 생애가 부끄러운 종국으로 마감하는 일들을 우리가 흔히 보게 됩니다. 그러므로 바울이 " 나의 달려갈 길을 마쳤다 " 는 회고의 말은 깊은 감명을 줍니다.
결승점에 도달했을 때의 만족은 매우 값진 만족입니다. 운동 경기 중에 마라톤은 가장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끄는 경기입니다. 마라톤 경기는 1896년 근대 올림픽 제 1 회 아테네 대회부터 육상 경기 종목으로 채택되었고, 마라톤에서 아테네의 올림픽 스타디움까지의 코스를 달렸습니다. 이 때의 거리를 후일에 실측해 보니 36.75KM로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올림픽 대회 개최지의 여건에 따라 40KM 전후를 달렸습니다. 그 후 42.195KM가 정식 거리로 결정되었습니다. 마라톤 전 코스를 완주한다는 것은 대단한 지구력과 인내심이 있어야 합니다. 마라톤 경기가 있게 된 유래는 매우 흥미롭고 감동적입니다. 주전 490년 아테네 북동쪽에 있는 마라톤 벌판에서 그리스의 명장 미르티아데스가 침략해 온 페르시아 군을 격파했을 때, 아테네군의 병사가 그리스의 승리를 알리기 위해 약 40 KM 를 계속 달려 <우리는 이겼노라> 하고 아테네 시민들에게 알리고는 그 자리에 쓰러져 숨졌다고 하는 고사 (故事)를 본 따서 만든 경기입니다. 그리스 병사의 이야기가 올림픽을 통하여 기념되게 된 것은 그가 임무를 완수하려고 죽기까지 달려갈 길을 다 달렸기 때문입니다.
고전 9:24 - '운동장에서 달음질하는 자들이 다 달아날지라도 오직 상 얻는 자는 하나인 줄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 너희도 얻도록 이와 같이 달음질하라' 복음 사역을 위한 경기는 장거리 경기이고 또 장애물 경기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장애물을 극복하고 끝까지 달려가는 사람이 상을 받습니다. 그러므로 하늘의 상을 원하는 성도들은 믿음의 경주를 중단해서는 안됩니다. 고독과 외로움이 수시로 찾아오고 자주 지치게 되지만 그럴수록 더욱 힘을 내어 믿음의 경주를 해야 합니다. 히 12:12~13 - '그러므로 피곤한 손과 연약한 무릎을 일으켜 세우고 / 너의 발을 위하여 곧은 길을 만들어 저는 다리고 하여금 어그러지지 않고 고침을 받게 하라'
바울운 신앙의 삶을 완주한 사람입니다. 인생의 깊은 의미도 되새겨 보면 이 완주에 있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얼마나 많은 유혹이 뒤따릅니까? 그래서 사람들이 들어왔다 나갔다, 넘어졌다 일어났다 하지 않습니까? 어떤 사람은 한 번 넘어져서 10년 만에 일어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한 직장에서 정년까지 오직 한 마음으로 일 하다가 끝마치는 일도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돈 조금 더 준다고 이리 저리 옮겨 다니면, 돈은 더 벌지 모르지만 어느 시점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기 쉽습니다. 단테의 "신곡" 을 보면 이런 말이 나오는데 "내 삶의 중간 지점에 이르렀을 때 나는 옳은 길을 알 수 없을 만큼 캄캄한 늪에 서 있음을 발견했다," 사람이 살다보면 한 번쯤은 길을 잃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방황도 하고 흔들리기도 하며 외롭고 힘겨울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가 까딱 잘못하면 아주 넘어지게 됩니다. 오늘 이 시대가 그런 것 같습니다. 지금 방황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래서 결국 넘어지고 탄식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헤매는 사람도 많습니다. 정신 차리고 살아야 넘어지지 않습니다. 사도 바울처럼 주어진 길을 잘 걸어가는 믿음의 승리자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믿음을 지켰다고 간증합니다.
경기를 하는 선수들은 경기 규칙을 지킬 것을 선서(宣誓) 합니다. 마라톤 선수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다고 중간에서 경기 코스가 아닌 지름길로 달렸다거나 다른 기구를 타고 간다거나 또는 쉬어간다거나 하는 것은 경기의 규칙을 지키는 행위는 아닙니다. 그와 같이 신앙생활을 하는 성도들도 선수가 경기의 규칙을 지키며 달리듯이 믿음을 지켜야 합니다. 여기 믿음은 그리스도에 대한 충성이요 더 좁은 의미로는 개인적 신앙입니다.
사단의 끊임없는 도전과 때로는 생명의 위험까지 겪으면서 악한 세력들과의 선한 싸움에서 믿음을 지키는 것은 실로 어렵고 뼈를 깎는 고통을 수반합니다. 이런 이유로 믿음을 저버리고 실족하거나 완전히 타락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가롯유다는 완전히 파멸하여 사단의 밥이 되었고, 베드로는 한 때 주님을 부인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였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다메섹 도상에서 주님을 영접한 이후 결코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한결같이 주님께 충성을 다하였습니다. 그는 어떠한 핍박, 위협, 환난, 고난, 훼방에도 믿음을 굳게 지키고 죽음에 직면해서는 그 믿음이 더욱 빛났습니다.
"믿음을 지켰다" 이 말은 "처음부터 끝까지 믿음으로 살았다" 는 말입니다. 참 중요한 삶의 자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시종여일하게 살아간다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부부가 평생을 시종여일하게 사는 것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오늘 같은 시대는 이 일이 더더욱 뜻대로 안됩니다. 그래서 도중에 "체인징 파트너" 가 참 많습니다. 이렇게 사람이 평생을 시종여일하게 살아간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입니다. 친구간의 우정도 평생 한결 같기가 쉽지 않습니다. 작은 이해타산 때문에 우정을 저 버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정이 얼마나 소중한 것입니까? 마음속에 깊이 담고 있던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속 상할 때 제일 먼저 찾아 갈 수 있는 친구, 울고 싶을 때 찾아가서 밤새워 함께 울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입니까? 그런데 이 시대는 이런 우정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 시대는 오래 가는 것이 없습니다.
이것은 믿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앙생활을 평생 한결같이 유지한다는 것도 큰 축복입니다. 각오도 하고 다짐도 해보지만 이것이 뜻대로 되질 않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너도 떠나려느냐?" 고 물으셨습니다. 제자들이 모두 주님의 곁을 떠나니 그렇게 물으셨던 것입니다.
일본에 내촌 감삼 이라는 사상가는 이름난 크리스천이며 신학자입니다. 이분은 천황 숭배 시절에 일본 제일고보 교사로 있었는데 일본에서 "제일고보" 하면 우리나라의 "경복고, 경기여고" 정도의 인류학교입니다. 국가 경축일에 학교에서 천황 숭배 의식이 있었는데 이 내촌 선생은 천황 숭배 의식을 거부했습니다. 대단한 용기입니다. 그랬더니 이곳 저곳에서 내촌 선생을 매국노라고 지탄했고 학생들은 수업을 거부하고 나섰으며 신문, 방송에서도 연일 질타했습니다. 그래서 내촌 선생은 할 수 없이 학교를 사직하고 미국 맨하턴으로 건너가 음식 장사를 시작합니다. 그곳까지 따라간 신문 기자에게 내촌 선생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는 부귀영화를 원치 않습니다. 명예도 원치 않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것뿐입니다. 나는 어렸을 때 그렇게 배웠습니다. 나는 어렸을 때 예수님은 반드시 재림한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나는 지금도 그것을 믿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나는 현재의 평안을 위해 우상에게 절 할 수 없습니다."
오직 한 길을 가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오직 한 길, 믿음의 길을 가려면 때로 자신의 유익을 버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고난을 당할 때도 있습니다. 억울함도, 오해도 감수하겠다는 각오가 없으면 믿음을 끝까지 지킬 수 없습니다.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다고 간증합니다.
8절 -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바울은 장차 하나님으로부터 의의 면류관을 받을 것을 확신했습니다. 여기서 의의 면류관이란 하나님의 뜻 안에서 선한 행위로 일관했던 바울에게 주어지는 의로운 일에 대한 보상을 가리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땅에서 하나님을 위하여 또한 받은 바 사명을 감당하기 위하여 의인들이 당하고 있는 노고를 결코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현세에서든지 내세에서든지 반드시 그 노고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해 주십니다.
약 1:12 - '시험을 참는 자는 복이 있도다 이것에 옳다 인정하심을 받은 후에 주께서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에게 약속하신 생명의 면류관을 얻을 것임이니라' 이제 바울 앞에 남은 것은 의의 면류관을 받는 일뿐이니 얼마나 귀한 결실인지 알 수 없습니다. 훗 날 죽음을 앞둔 자리에서도 자신이 승리적으로 주님 앞에서 신앙 생활을 했음을 고백하며 두려움 대신 소망을 가지고 서게 되었으니 얼마나 기쁘고 희망찬 일입니까?
우리의 삶에 있어서 무엇이 성공이고 무엇이 실패인지를 생각해 봅니다. 도날드 W. 맥컬로우는 [가장 어울리지 않는 곳에서 행복 찾기]라는 책에서 '행복은 이런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행복은 이렇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더 쉽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은 것들은 행복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 자신에게 만족스러운 느낌
- 기분 좋은 느낌
- 자신만만한 느낌
- 뭔가 이룬 듯한 느낌
- 인간의 고통에 초연한 느낌
- 마음대로 해도 될 것 같은 느낌
- 스트레스와 갈등이 없어진 느낌
- 세상의 인정을 받는 느낌
그는, 행복이란 단순한 좋은 느낌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참된 행복은 무엇일까요? 진정한 행복은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을 때 오는 마음상태입니다. 그래서 진정한 행복은 기쁜 느낌이나 기쁘지 않은 느낌 모두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강한 것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목표를 이루는 것, 즉 우리의 인생의 주인 되신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주신 뜻을 이루며, 하나님과의 교제를 맛보는 데서 오는 마음 상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