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사도인 요한은 오늘 본문에서 사랑의 본적지요, 사랑이란 강줄기의 근원이요, 사랑이란 나무의 뿌리와 같은 사랑을 말하면서 "하나님은 사랑"이라고 했습니다.
인간 사랑에 나타나신 하나님의 행위에서만 찾을 수 있는 사랑을 나타내는 단어를 「아가페」라고 하는데, 인간을 사랑하시어 독생자까지 보내주신 하나님의 사랑에서만이 참 사랑을 논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철저한 인간 사랑입니다.
사랑하는 상대를 보기보다는 그가 가지고 있는 소유 즉 경제적 여건이나 환경이나 배경을 우선하는 것은 진정 사랑의 대상이 잘못된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철저한 인간 사랑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이라면 어떤 사람이든 개의치 않았습니다. 경제적인 차이나 지적인 차이, 또는 지식의 차이나 사회적 신분의 차이, 또 능력의 차이에 관계없이 인종을 초월하여 하나님은 인간을 철저히 사랑하셨습니다. 같은 사람끼리도 외면하고 등을 돌리는 사람에게까지도 하나님은 사랑을 보이신 것입니다.
마가복음 1장 40절 이하를 보면 예수님께서 문둥병자를 고쳐 주신 기사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병을 고쳐 달라는 문둥병자를 보시고 불쌍히 여기사 손을 내밀어 저에게 대시며 깨끗해지라고 하신 기록이 있습니다. 당시 문둥병자는 가정과 마을에서 쫓겨나 살아야 했습니다. 사랑하는 부모나 아내나 자식 형제도 외면할 수 밖에 없는 극도의 소외감과 상처로 얼룩진 삶을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에게 손을 대신 것입니다. 깊은 사랑에서 우러난 진정 사랑의 고백과 같은 행위였습니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고 입으로 말하지는 않았으나 그의 손끝에서는 어디서나 찾아볼 수 없는 사랑의 강한 전류가 그 문둥이의 살을 파고 들어갔을 것입니다. 예수님을 통해 보이신 하나님의 인간 사랑의 한 단면입니다. 하나님은 철저히 사람을 사랑하셨습니다.
하나님의 행위의 동기는 "사랑하기 때문에"입니다. 천지를 창조하실 때 한 가지 한 가지의 창조 때마다 "좋았더라!"는 감탄사가 붙습니다. 특히 인간의 창조에서 하나님의 기쁨은 절정에 달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창조의 최고 걸작품인 인간을 최고로 사랑하십니다.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스스로 아픔을 당하시고 눈물과 피를 흘리셨습니다. 그의 옆구리가 창에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위함이며 그의 이마가 가시에 찢기고 그 손과 발에 못이 박힘은 우리의 죄악을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모든 행위의 동기도 "사랑하기 때문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요한 일서의 메시지입니다. 욕심 때문에가 아니라, 경쟁과 질투 때문에가 아니라, 자랑과 선전 때문에가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움직이는 것이 사랑의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의 정신이요, 생활이 되어야한다는 말씀입니다.
운동경기에서 돈을 받고 직업적으로 하는 선수가 소위 「프로 선수」라고 하는데 그 반대가 「아마추어」 (Amature)라고 합니다. 본래 이 말은 라틴어의 `amour`에서 나왔는데 그 뜻은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즉 사랑하기 때문에 행동하는 자가 아마추어입니다. 돈 때문이 아니라, 상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그 경기를, 그 일을, 그 사람을 정말 사랑하기 때문에 움직이는 것이 아마추어입니다. 그러기에 아마추어 정신이란 참으로 깨끗하고 아름다운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하나님은 진짜 아마추어이고, 이 하나님을 믿는 자, 그 독생자 예수를 따르는 자도 아마추어가 되어야 합니다.
오늘날 현대 문명 속에서 행복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 중에 암, 당뇨, 고혈압 등 여러 가지 질병이 있는 데 이런 질병들이 생기는 원인이 여러 가지 있지만 거의 대부분인 70내지 75%는 감정의 장애, 즉 감정의 상처로 말미암는다는 것입니다. 일상생활 중에서 이 느낌이나 감정을 무시하고 살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생활에는 언제나 즐거움과 괴로움, 혹은 좋다거나 나쁘다거나 하는 감정이 흐르고, 사실 이러한 감정이 생활의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감정이 상처를 입게 되면 생활이 파괴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입니다.
어느 심리학자는 감정이 상처를 받게 될 때 네 가지 현상이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첫째는 두려운 마음입니다.
우리의 감정에 상처를 받을 때에 두려운 마음이 생겨 불안, 염려가 따르게 됩니다.
둘째는 분노심입니다.
공연히 미워지기도 하고 시기, 반항, 질투, 분노심이 생기는 것도 감정의 상처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셋째는 실패의 감정입니다.
좌절감과 열등의식과 실망과 죄책감을 가지는 것입니다.
넷째는 교만한 마음입니다.
편견과 이기심과 만용과 자만심이 생기기 쉽다는 것입니다.
심리학자들이나 정신과 의사들이 발표한 이와 같은 감정의 상처를 치료하는 큰 힘은 단 한 가지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사랑만이 상처투성이의 감정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방법은 이미 2천년 전에 예수님께서 행하시고 말씀하신 방법입니다.
그러므로 본문에서도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몰아내느니라"고 말씀했습니다. 즉 두려움은 감정의 상처에서 오는 것인데 온전한 사랑이 마음의 두려움을 몰아낸다는 것입니다. 사도 요한은 본문에서 인간의 중요한 감정을 사랑과 파괴적인 느낌인 두려움으로 나누고, 이 두려움을 몰아낼 수 있는 것은 온전한 사랑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사랑과 반대되는 것이 두려움입니다. 이 두 개념을 놓고 신학자 벵겔(Bengel)이 유명한 말을 하였습니다. "사랑도 두려움도 없는 사람은 무지한 사람이다. 사랑은 없고 두려움만 가지고 있는 사람은 율법주의자이다. 사랑과 두려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사람은 갈등의 사람이다. 그러면 두려움은 없고 사랑만으로 충만한 사람은 누구이겠는가? 그리스도인이 바로 그 사람이다."
사랑을 알고, 사랑 안에 거하고, 사랑에 바로 응답하는 그 순간에 모든 두려움과 공포와 근심이 우리에게서 물러갑니댜. 이제는 누구라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물질이 아니요 사랑입니다. 사랑을 받지 못한 것이 아니요 사랑을 모르기에 문제입니다. 너무도 멀리 있기에 믿지 못해서 문제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생명을 살리는 사랑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죽은 영혼을 살리는 사랑입니다. 위기에 처한 사람을 구하는 사랑입니다. 사람은 영을 가진 존재이고 이 영은 불멸합니다. 그러므로 사람이 죽으면,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들인 사람의 육은 본래대로 땅에 묻히지만 영은 영원히 하나님의 나라에서 살게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은 사람은 지옥에서 영원히 살게 됩니다.
기독교는 인간의 영적 미래에 대한 이 사실을 계속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항해를 하다가 폭풍을 만나 배는 파선되고, 바다에 빠져 폭풍우와 싸우고 있는 상태와 같습니다. 이들은 구조대가 와서 구해주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예수님을 이 세상에 보내실 때 구경하라고 보내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십자가에 못 박혀 피를 흘려 제물이 되어야 하는 화목 제물로 보내셨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사도 요한은 하나님 자신이 사랑이 아니면 이것을 하실 수 없다는 의미로 `하나님은 사랑이시라(God is Love)`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 내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증거
내가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과, 내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통해서 구원을 받았고 새 사람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영혼은 더 이상 바다에서 폭풍과 싸우고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사랑 때문입니다. 인간 세상의 어떤 것으로도 갚을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 사랑은 어머니의 사랑보다 더 큰 사랑입니다.
그래서 이사야는 이사야49:15절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인이 어찌 그 젖먹는 자식을 잊겠으며 자기 태에서 난 아들을 긍휼히 여기지 않겠느냐? 그들은 혹시 잊을지라도 나는 너희를 잊지 아니할 것이라"
이것이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나를 낳고 나를 낳은 여인은 혹시 버리고 잊을지라도 하나님은 결단코 우리를 잊지 않으시겠다는 사랑의 선언입니다. 이 사랑 때문에 하나님은 우리를 잊지 않으시고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 주셨습니다. 우리는 지금 이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또 요한복음 13:34절에 보면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우리를 한없이 사랑하셨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고 우리들 끼리 서로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은혜를 받고, 은사를 받고 능력을 받은 것은 하나님으로부터 사랑을 받은 것이고, 이웃을 사랑하고 형제의 잘못을 용서하고 허물을 덮어 주는 것은 내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사랑하기 때문에 간음한 여인을 용서해 주셨고, 사랑하기 때문에 여섯 남자를 편력한 수가성 여인을 전도하셨으며, 사랑하기 때문에 육신의 병으로 고생하는 병자들을 고치셨고, 사랑하기 때문에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예수님의 행적은 동사의 연속이라고 하는데 그 모든 예수의 움직임은 한 마디로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게 사신 것입니다. 그의 사랑은 이론이 아니고 차근 차근 사랑을 실천하셨습니다.
사랑이란 흙은 상한 뿌리를 아물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슬픈 과거를 기쁨으로 바꿉시다. 아픈 가슴을 어루만져 즐거움으로 바꿉니다. 미움으로 쌓인 어제를, 이해하는 오늘로 바꾸어 놓습니다.
사랑은 인간을 부유하게 만들지는 않아도 가치 있게 만듭니다. 그러나 이 가치야말로 정말 부유한 것입니다. 사랑은 인간을 유명하게 만들지는 않지만 아름답게 만듭니다. 이 아름다움이야말로 참 행복입니다. 사랑은 내일의 일이 아니라 오늘의 일이고, 사랑은 학문이 아니라 나의 손과 다리의 문제입니다. 믿음이란 곧 하나님께 대한 사랑과 인간의 사랑을 잘 엮어서 하나의 완성품으로 만든 것입니다. 하나님과 인간에 대한 구체적인 사랑 없이 믿음은 성립될 수 없는 것입니다.
